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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실무] 기업합병과 고용관계

이노무사 2026. 2. 8. 12:06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피플피디아의 이노무사입니다.

 

지난 2025년은 'MSGA' 협상 타결과 국제 정세의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 조선 및 방산 분야가 유례없는 성장 모멘텀을 맞이한 한 해였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2026년 현재, 미국의 조선업 부흥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며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합병 소식은 이러한 산업적 기대감이 실무적인 결실로 나타난 대표적 사례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기업 구조개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선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과 복잡한 노사 관계라는 과제가 남아있기 마련이죠.

 

기업 합병은 단순한 법인격의 결합을 넘어, 서로 다른 두 조직의 '인사 시스템'이 충돌하고 융합하는 과정입니다. 오늘 피플피디아에서는 기업 합병 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인사노무 실무 쟁점을 노무사의 관점에서 심층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기업 합병 시 고용관계 어떻게 될까?

 

기업이 합병을 하게 된다면 피합병 회사의 법인격은 합병 회사로 흡수되는데, 피합병 회사의 임직원은 어떻게 될까요?

 

「상법」 제235조에서는 "합병후 존속한 회사 또는 합병으로 인하여 설립된 회사는 합병으로 인하여 소멸된 회사의 권리의무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합병 회사와 임직원 사이의 형성된 고용관계는 합병 회사로 포괄적으로 승계됩니다.

 

따라서 합병회사에서 특정 피합병회사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승계받지 않기로 하는 합의는 해고에 해당하고, 단순히 그와 같은 해고의 사유가 기업구조개편(합병)이라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른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로서 무효가 될 것입니다.

 

또한 피합병회사의 정규직 근로자를 합병회사가 일방적으로 기간제 근로자로 고용조건을 변경하여 승계 받는 등의 행위는 위법한 행위로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로계약서는 새로 써야하나?

 

고용노동부는 "고용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어 근로조건에 변동이 없는 경우에는 이러한 점을 근로자에게 설명, 고지하는 것으로 가능할 것으로 사료되나, 이러한 경우에도 가급적 새로이 근로조건을 명시·교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임"이라는 입장(근로기준정책과-3793, 2020.9.21 회시)입니다.

 

따라서 합병 전 근로조건에 변동이 없다면 합병 후 근로계약서를 반드시 새로 체결할 필요는 없으나, 위와 같은 고용노동부 입장을 고려하여 합병 후에 근로자들에게 기존 근로조건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 근로계약 당사자를 새로이 업데이트하는 수준의 절차를 가지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한편 합병 전 근로조건이 변경되는 사정이 있다면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라 새로이 근로계약서를 작성 및 교부해아합니다.


취업규칙 등 사규는 어떻게 하나?

- 대법원 2010.1.28. 선고 2009다32522, 32539 판결 참고 -

 

고용관계 포괄승계에 따라 합병 전 회사의 취업규칙은 합병 후 회사로 승계되어 피합병회사 근로자들에게 그대로 적용됩니다.

 

만일 합병회사가 피합병회사의 취업규칙상 근로조건보다 불리한 합병회사의 취업규칙을 전체 근로자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고자 한다면 피합병회사 근로자들로부터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은 어떻게 하나?

- 대법원 2004.5.14. 선고 2002다23185,23192 판결 참고 - 

 

피합병회사와 그 근로자 사이의 집단적인 근로관계는 그대로 합병회사로 승계되는바 합병회사와 합병 후 전체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과 사이에 단체협약 체결 등을 통하여 합병 후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내용을 단일화하기로 변경·조정하는 새로운 합의가 있을 때까지는  기존 피합병회사의 노동조합, 단체협약은 합병회사에서 존속하고, 합병회사에 이미 노동조합이 있고, 유니온 숍의 조직형태를 취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피합병회사의 노동조합 조합원이 자동으로 합병회사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에 따른 단체협약의 일반적구속력도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들에게 단체협약이 확장 적용되는 것이어서 새로운 합의가 있기 전에는 합병 전 단체협약의 일반적구속력이 피합병회사 근로자들에게도 자동으로 확장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병 전 해고된 근로자와의 분쟁도 승계되나?

- 대법원 2020.11.5. 선고 2018두54705 판결 참고 -

 

기업합병 계약이 이루어지기 전에 피합병회사에서 해고되어 노동위원회, 법원 등에서 부당해고를 다투는 근로자가 있다면 해당 근로자와 근로관계도 합병회사가 승계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은 사업의 전부를 양도하고 양도회사가 폐업한 사례에서 영업 전부의 양도 이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의 근로관계는 양수인이 원칙적으로 승계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합병은 합병회사와 피합병회사의 법인격이 통합되는 것으로 사업의 전부양도보다 엄격히 보아야 할 것이므로 합병 전 부당하게 해고되어 그 효력을 다투는 피합병회사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도 합병회사로 승계된다고 봄이 타당할 것입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기업 합병 시 발생하는 고용관계 승계의 주요 쟁점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정리하자면, 합병에 따른 고용관계는 '포괄적 승계'가 원칙입니다. 따라서 기존 근로조건의 저하, 일방적인 계약 형태 변경, 혹은 구조개편을 이유로 한 승계 거부는 매우 높은 법적 리스크를 수반하게 됩니다.

 

하지만 합병이라는 거대한 기업 변동의 충격은 단순히 '권리와 의무의 이전'이라는 법적 도식만으로는 온전히 해결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조직문화와 인사 체계가 충돌하는 현장에는 항상 노사 간의 불신과 혼란이 잠재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변화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적 정당성을 넘어선 아래와 같은 전략적 접근도 추가적으로 고려해 볼 것을 권장드립니다.

  • 조직 체계의 재정립: 합병의 취지와 비전을 반영한 새로운 시스템 설계
  • 인사 제도의 통합: 상충하는 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율하는 '통합의 인사'
  • 조직 문화의 선도: 소속감을 고취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능동적인 문화 Set-up

 

거대한 산업의 물결 속에서 진행되는 기업 구조개편, 그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습니다.

 

법 체계는 우리 사회와 기업이 지켜내야 할 기본일 뿐입니다. 오늘 짚어본 실무 쟁점들이 안정적인 조직 통합과 노사 화합을 향한 첫번째 발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